(펌) 진중권 글을 우석훈이 퍼온 것을 불펌;원글 :
http://retired.tistory.com/248 누군가 이렇게 정리한 글을 읽고 싶었고, 한편으로는 내가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아마 적었더라도 이토록 훌륭한 글을 적지는 못했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논리정연하게 해준 진중권 교수의 글을 읽고 속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우석훈씨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글을 퍼오고 칭찬을 늘어놓았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들이고, 이미 다 논의된 이야기들이겠지만.(내가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들이라면 그렇다는 소리다.) 그리고 완벽한 해법을 제시한 건 하나도 없고 건설적인 방향 제시에 그친 글이겠지만, 아무튼 간에 이 정도 이름값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즉, 누구나 관심 가지고 읽어볼 사람) 이렇게 깔끔하게 요약 정리해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은가. 인터넷에 널려 있던 의견들을 모으고 하나로 정리해주는 것 말이다.(다들 생각은 하면서도 또 쉽게 적기 힘들기도 했고.) 아무튼 나 같은 사람에게야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적힌 글이 필요했다.
즉, 총체적으로 정리할만한 이런 단상글은 누군가는 적어주어야 했다. 이 글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글이다.
첫번째,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 이제는 일상적 투쟁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는 데 크게 동의한다. 촛불집회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내 친구도 그런 집회보다 먹지 않게 하는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난 바로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대답했지만, (학교 급식 등에 들어가지 않게 시민 단체들이 노력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여러 방면에 걸쳐서 다양한 의제들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두번째, 촛불집회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 나 역시 한겨레 신문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두달이 넘은 지금 이제 촛불집회를 그만해야한다는 사람들의 의견도 상당히 높은 것을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준법시위를 벌여야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데, 나는 굳이 불법이라는 꼬리표를 달아가면서 상대에게 빌미를 줄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촛불집회를 오래 가게 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꼬투리를 잡힐 염려가 없는 것이 좋다. 가두행진에 직접 참여하면서 교통에 불편을 겪는 시민들의 찡그린 인상과 욕설을 들으면서 한동안은 양보를 부탁했지만, 이제는 또한 집회의 양상 역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물론 내가 대단한 인물도 아니고 어느 단체에서 주동하지 않는 한 그런 변화를 꾀하기 힘들기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뿐이었지만.
7월 12일 같은 대규모 집회를 계속 가지면서 그 사이에도 촛불이 꺼지지 않고 하나의 생활 정치로 꾸준히 남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그건 곧 새로운 장소와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된다. 그러나 이전처럼 촛불집회가 이루어진다면 주목을 끌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드러날 수도 있는데 그건 새로운 퍼포먼스나 플래시몹이나 장기적으로 이어나간 기록 등으로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대규모 집회도 가지고 또 블로거들이 계속 글을 생산해내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국민들이 아무 생각 없이 밀어붙이는 불도저를 견제할 수 있다고 본다.
세번째, 네티즌들의 장기적인 저항의 시스템 구축. 이건 앞서 촛불집회에 영속성과도 관련된 문제인데, 앞으로 벌어질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4년 내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내가 생각한 것은 어떤 시스템이 확정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대책위 말고 새로운 단체가 성립되고 유연하게 촛불집회를 운영하고 새로운 운동을 제시하고 법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인 시위를 전개해나가며 온라인 상에서도 다양한 운동을 펼치는. 하지만 지금 마땅히 그런 일을 벌일 단체나 인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촛불집회가 처음 시작되고 유지된 것처럼 위의 글에서는 일단 네티즌들의 대중지성에 맡긴다고 한다. 현재까지 진행된 것들을 볼 때, 대중지성에 맡긴다고 보면 처음 신문에 광고를 내고 촛불집회에 참여한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앞으로도 다양한 오프라인 행동을 주도하고, 블로거들은 각자 새로운 의제를 제안하거나 양질의 글을 적음으로써 문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네번째,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 저지. 서울시 교육감 투표.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문제. 어제 촛불집회는 여의도에서 열렸다. 의제가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촛불은 꺼지지 않고 이제는 언론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의 양상은 계속 될 것이다. 촛불은 한 차례 무력 충돌로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비폭력 기조를 계속 유지하리라 본다. 서울시 교육감 투표 문제는 중요한 부분인데 나는 서울 시민이 아니라서. 비정규직 문제는 지금 정치에 집중하게 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비정규직 문제 등에도 앞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이 글에서도 그렇게 당부하고 있고.
다섯번째, 이 모든 게 대의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는데서 오는 문제들. 진중권 교수는 이번 기회에 자신에게 맞는 정당에 가입해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후진적 정치를 물려주지 말라고, 정치 혐오가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인상 깊은 부분은 "어차피 대안은 거리에서 찾아질 수 없습니다."라는 부분이었다. 정당 자체를 바로 잡는 것. 나 역시 정당에 가입하는 게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것을 근래 들어 알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해야지, 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 다 파악하고 확신을 내리기가 어려워서 유보 중. 더 두고보고 나중에 아마 결정하겠지.
여섯번째. 절반의 승리. 그리고 진짜 뚝배기가 되려면 일상의 실천 속에 열기와 온도를 보존할 것. 두 달 동안 끓는 냄비는 없다. 하지만 이대로 차츰 동력을 잃고 시들시들한다면 연말이 되고 내년이 되면 지금의 에너지는 사라질 지도 모른다. 촛불은 굉장히 긍정적인 에너지이다. 사람들을 정치의 무관심에서 끌어냈고 많은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어냈다. 이대로 열기를 떨어트리기엔 아까운 에너지다. 물론 다들 현 정권이 앞으로도 사고를 쳐서 계속 촛불이 타오르게 만들 거라고 하고 있지만, 사람들 역시 생활 정치를 실천하고 끊임없이 관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또 그럴 거라 생각한다.
진중권 교수의 글을 읽고 감탄하면서 나도 내 생각을 다시금 정리해보았다. 구구절절 공감하는 글이라 사실 따로 이렇게 정리할 필요도 없었지만. 아무튼 간에 저 원본글이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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