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는 이야기』 리뷰
- 한국 SF소설의 희망
SF는 한국에서 보편화 된 장르는 아니다. SF는 여전히 소수의 매니아들만 읽을 뿐이고 일반 독자들은 쉽게 접근하지 않는 장르다. 따라서 국내에 출간되는 SF 소설들은 많이 증쇄를 하지 못하고 금세 절판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까닭에 국내에 SF 장르는 아직까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감이 있다. 출판된 종수도 다른 장르에 비해 많지 않고 국내 SF 작가도 손에 꼽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문예지에 언급되거나 SF 독자가 쉽게 떠올리는 유명한 SF 작가는 그 동안 ‘복거일’과 ‘듀나’ 정도였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 과학기술 창작문예1)가 신설됨으로써(안타깝게도 3회를 끝으로 중단되었으나) 신인 SF 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국내 작가의 SF 단편들을 묶은 단편집들이 연이어 출간되면서 국내 SF작가 층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 중에서 돋보이는 작가 한 명을 꼽아보자면 단연 ‘김보영’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김보영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4년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 부문에 「촉각의 경험」으로 수상하면서 부터이다. 그러나 작품을 읽고 감탄을 하게 된 것은 2006년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에서 출간한 작가의 발견 시리즈 두 번째인 『누군가를 만났어』(배명훈․김보영․박애진, 행복한 책읽기, 2007년 1월)를 읽은 뒤였다.(『누군가를 만났어』는 세 작가의 단편이 각각 다섯 편씩 실려 있는 작가별 앤솔러지 작품집으로 정확히 SF 단편집은 아니다. 배명훈 작가의 단편 중에는 SF 단편이 아닌 단편도 실려 있고, 박애진 작가의 단편들은 환상문학이다.)
『누군가를 만났어』는 출간부터 나에게는 놀라운 사건 중 하나였다. 듀나의 개인 단편집을 제외하고, SF 단편집으로는 굉장히 오랜 만에 나오는 작품집이었으며 단편집이 보편적으로 장편보다 많이 팔리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할 때 장르문학 그것도 한국 작가들의 SF 단편집이 출간된 것은 모험적인 시도로 보였다.
반갑기도 했지만 처음에는 많이 팔릴 지에 대한 우려가 먼저 들었다. 많이 알려진 작가들이 아닌 신인 작가들이고 판매 시장이 구축되지 않은 국내 창작 SF 단편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작품 수준은 상당히 높았고 읽어본 사람은 누구나 좋은 단편집이라고 호평했다. 한 동안 신간 SF 소설을 추천해달라거나, SF 입문용 도서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누군가를 만났어』가 빠짐없이 거론될 정도였다. 그리고 세 명의 작가가 모인 이 단편집에서 독자들의 리뷰마다 빠지지 않고 주목을 받은 작가가 ‘김보영’이었다.
김보영은 누가 읽어도 단번에 팬이 돼버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과 재미를 갖춘 SF 작가다. 처음 『누군가를 만났어』에 실린 「종의 기원」을 읽고 느낀 발상의 전환에서 오는 충격, 경이감, 재미는 이 작가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대단한 작가라는 느낌까지 받게 된다. 그 뒤에 실린 「멀리 가는 이야기」 연작은 국내에도 이런 우주를 다룬 스페이스 오페라를 쓰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김보영 작가의 작품은 깔끔한 문장과 감성어린 문체, 탄탄한 내용 전개 그리고 특히 이야기에서 오는 재미가 살아있다. 흠잡기 힘들 정도로 멋진 구성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작가가 얼마나 공을 들여 글을 썼는지가 눈에 보였다.
이번에 환상문학웹진 거울(http://mirror.pe.kr )에서 바로 김보영 작가의 개인 단편집이 출간됐다. 정식 출판이 아닌 동인지 성격의 소량을 찍은 책이지만, 김보영 작가가 발표한 초기 단편들을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인 일이다. 이번 단편집에는 『누군가를 만났어』에 수록된 다섯 편의 단편 외에 과학기술 창작문예 수상작인 「촉각의 경험」, 과학기술 창작문예 3호에 실은 「우수한 유전자」 등과 웹상으로 발표했던 그 외에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2)
이번에 출간된 『멀리 가는 이야기』에 수록된 단편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촉각의 경험
2. 다섯 번째 감각
3. 우수한 유전자
4. 종의 기원
5. 종의 기원 : 그 후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6. 미래로 가는 사람들
첫 번째 이야기 : 起 - 우주의 끝을 찾아내는 법
두 번째 이야기(혹은 첫 번째 이야기) : 承 - 하늘에서 내려온 이들이 해야 할 일
세 번째 이야기 : 轉 - 광속도에서 일어나는 일
네 번째 이야기 : 合 - 네 번째의 축으로 가는 법
그동안 한국 작가의 창작 SF는 많이 보기 힘들었다. 따라서 일반 독자는 물론이고 SF 독자들까지 외국 SF 소설들은 나오면 곧바로 구입하지만, 한국 작가의 경우는 그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 창작 SF도 외국 SF 못지않게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있으나 접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거나 선입견에 사로 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작품성과 재미를 주는 김보영 작가의 단편집이 동인 형식으로 출간되고 많이 판매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자연스레 이런 재미와 흥분을 나만 느끼는 게 아니라 남들에게도 널리 알리고 싶은 것이다.
SF 평론가 고장원은 김보영 작가의 작품 특징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첫째, 재미있다는 점. 둘째, 문학적 감수성과 문장의 구사가 뛰어난 점. 셋째, 한국적 SF의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는 점.(듀나 와는 또 다른 방면으로)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흔히 국내의 창작 SF소설을 읽다보면 외국작품의 모방인지 아니면 짝퉁인지 알 수 없는 작품들은 만나게 됩니다. 과학을 기반으로 재미난 이야기를 우리문화와 풍토에 맞게 풀어나가는 것이 이렇게 어렵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지요. 김보영님의 작품은 이러한 이제까지의 아쉬움을 한 번에 날려주는 시원한 대안이라 생각됩니다.”3)
윗글에 개인적으로 무척 공감했으며 핵심만을 제대로 짚어준 평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창작 SF 중에서 정통적인 느낌이 나는 SF 단편을 쓰는 작가 중 김보영 같은 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아니, 장르를 떠나서 글을 무척 잘 쓰고 완성도 높은 글을 쓰는 작가다. 또한, SF 소설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경이감을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작가라고 할 수 있으며, SF 소설 본연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새롭고 구성이나 캐릭터에서도 흠을 잡기 힘들 정도다. 전체적으로 외국 SF 단편들과 비교해 볼 때도 전혀 아쉬운 점이 없고, 오히려 외국에 소개하고 싶은 글들도 많다. 한 마디로 국내 창작 SF를 쓰는 작가 중에 가장 주목해야 할 작가이며, 국내 창작 SF의 부흥을 이끌어 갈만한, 또한 많은 SF 독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독자들까지 포섭할만한 실력 있는 한국의 SF 지킴이4)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출간된 김보영의 SF 개인중단편집 『멀리 가는 이야기』는 이미 북토피아에서 2005년 9월에 전자책으로 나온 것을 새롭게 종이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그러나 표지 일러스트부터 전체 편집까지 전부 작가가 직접 했고, 전량 작가 싸인이 들어가 있다. 현재 환상문학웹진 거울 메뉴 중 「거울 종이책」에서 만 원에 팔고 있다. 외관을 보면 작가가 그린 멋진 일러스트가 표지가 들어 있고 펄이 들어가 반짝반짝 빛나고 고급스런 느낌을 주는 표지가 인상적이다. 편집도 일반도서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깔끔하게 잘 되어 있으며 530페이지의 두툼한 분량과 박상준(서울SF아카이브 대표)님의 추천사, 작가가 직접 각 작품에 대한 코멘트를 한 「각 글에 대한 덧붙임」, 그리고 작가후기까지 들어 있다.
그럼 이제 이 멋진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각 작품에 대한 짧은 감상으로 들어가겠다.
뛰어난 재미, 발상의 전환
이 단편집에 첫 번째 실린 작품은 바로 「촉각의 경험」이다. 이 단편은 『누군가를 만났어』에 실리진 않았지만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에 중편부문을 수상했던 작품이다. 이 글은 사실 김보영 작가의 작품 중에 눈에 띄진 않는다. 복제인간이라는 진부한 소재를 다룬 것부터가 작품의 빛을 퇴색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 그건 작가의 안정된 문체와 감수성 어린 묘사이다. 그 때문에 독자는 이 작품에 몰입하게 되고 나중에는 감동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결코 김보영 작가의 수많은 장점 중 일부분만을 보여줄 뿐이다. 첫 시작으로는 괜찮지만 이후에는 더 멋진 글들이 즐비하게 기다리고 있다.
두 번째 수록된 작품은 「다섯번째 감각」이다. 이 작품에서는 앞선 작품과 동일하게 감수성 어린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충격을 준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조금 비틈으로써 전혀 다른 세계를 보게 만드는 듯한 충격을 주는 것이다. 이 작품은 창작과 비평에서 출간되었던 청소년을 위한 SF 소설집인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에 실렸던 김보영 작가의 「마지막 늑대」를 연상시키는 설정이 보이는데, 「마지막 늑대」가 드래곤이 지배하는 미래 세계를 그림으로써 상상하기 힘든 세계관을 보여주었다면 「다섯번째 감각」은 우리와 약간만 다른 상상하기 쉬운 세계관을 갖고 있다. 따라서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느끼는 충격도 더욱 크다. 이 작품에서 드디어 김보영 작가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수록된 작품은 「우수한 유전자」이다. 이 작품은 현재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김보영 작가의 첫 시간의 잔상 작품으로 올라와 있기도 하다.(IDA라는 닉네임으로 환상문학웹진 거울 19호에 개제되었음.) 인터넷으로 이 작품을 읽었을 때 느낀 충격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으며 이 놀라운 작품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인터넷 곳곳에 웹진 거울의 반전 소설 추천 목록을 작성하여 올리기도 했었다. 그만큼 이 작품은 반전과 역설의 묘미를 보여주는 SF단편으로, 이런 것이 바로 반전 소설이다, 라고 말할 만한 경지를 보여준다. 이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 중 한 번에 뒤통수를 내리치는 충격을 주는 것 같은 작품을 꼽으라면 주저 않고 이 작품을 고를 것이다. 그만큼 우수한 SF단편이다.
네 번째 수록된 작품은 「종의 기원」이다. 이 작품은 『누군가를 만났어』에도 실렸던 단편이기도 하다. 이 단편은 책을 읽은 독자나 웹상에 개제되었을 때 읽은 독자들 사이에서 정말 많은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작가의 능력이 가장 빛을 발한 단편 중에 하나이다. 입장이나 환경을 역전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지, 한 편의 SF 단편이 얼마나 많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단편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화자들은 전부 로봇들이다. 인류는 사라져서 기억에도 남지 않고 신화로만 자취가 남아있는 먼 미래. 세상은 온통 로봇 천지이고 로봇들은 자기들을 만든 신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면서 로봇들이 유기물을 연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서 로봇을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그려지면서 입장을 바꾼 것에서 오는 충격이 대단하다. 우리가 하는 고민들이 전부 로봇만 남아버린 세상에서 그대로 대치되면서 오는 환희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신이란 무엇일까, 인간이란 무엇일까, 생명의 시작, 생명의 기준, 영혼이란? 유전자 공학, 지금 행해지고 있는 여러 유전자 연구들. 이런 것들을 로봇의 입장에서 우리를 신으로 바라보면서 하게 된다는 생각의 역발상이 이 작품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다섯 번째 수록작은 「종의 기원 : 그 후에도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누군가를 만났어』에 수록되지도 않았고 웹진 거울에 올라오지도 않아 이번에 단편집이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그 존재를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앞서 「종의 기원」을 충격적으로 읽었지만 끝은 갑작스럽게 끝나는 느낌을 받긴 했었다. 그러나 이런 외전이 존재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시간은 단편 「종의 기원」 이후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다. 연구는 급속도로 진행되었고 마침내 나온 연구 결과가 로봇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란 어떠한 것인가. 원래는 1부가 이 단편까지 이어지는 내용이었으나 너무 길어지고 있었고 앞과 뒤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 것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끊어놓았다고 한다. 게다가 바로 이어지면 말이 안 되는 상황도 있고 결말 역시 작가가 원한 바가 아니었기 때문에 2부는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평행차원이라고 한다. 『누군가를 만났어』에서 「종의 기원」을 재미있게 읽고 또 끝이 아쉬웠던 독자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라. 2부는 1부와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정말 1부 이후에 이런 일들이 있었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이 단편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이 「종의 기원」 1, 2부였다.
여섯 번째 수록작은 이 단편집의 표제작인 「멀리 가는 이야기」연작이다. 이 연작은 총 네 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역시 『누군가를 만났어』에 전문이 수록되었다. 캐릭터도 잘 만들어져 있고 네 편의 연작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마치 한 편의 작품처럼 읽을 수도 있다. 매 편마다 등장하는 화자의 이름은 성하인데, 첫 편은 셀레네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성하를 그리고 있어서 그녀가 주인공처럼 읽힌다. 그러나 두 번째 편을 읽을 때는 성하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반전의 묘미가 살아있고 큰 재미를 준다. 세 번째로 가면은 광속도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점점 암울한 세계관을 드리우고 있다. 네 번째 단편은 이 연작 소설의 종막으로 죽음에 이른 성하를 다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우주가 느껴지는 글로 우주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우주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욱 반길만한 SF 소설일 것이다. 근사한 스페이스 오페라 연작을 읽고 싶다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할 정도로 재미있다. 책 뒤에 실린 추천사에서 어느 공모전 중 ‘만약 SF팬들이 심사를 했다면 틀림없이 당선될만한 작품으로 한국에도 이 정도로 스페이스 오페라를 쓸 수 있는 작가가 있었다니.’라고 말할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한국 SF의 비상을 기대하며
그가 쓴 작품들 중에는 그대로 해외의 SF잡지에 번역해 보내도 손색없겠다고 생각되는 것이 적지 않다. 『멀리 가는 이야기』 같은 경우는 아마 미국이었다면 진작 단행본으로 출판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우리나라 과학소설 시장의 작은 규모만 탓하고 있느니, 뭐든 건설적인 궁리를 하는 편이 나을 터이다. 그래서 ‘거울’ 동인들은, 김보영 작가는 이렇게 실천 행위를 하고 있다. 이 책 『멀리 가는 이야기』는 훗날 한국 과학소설사에서 여러 가지 면으로 전설로 남을 책이다. 동인 집단에서 직접 발간한 소량의 한정판이자 김보영 작가의 첫 개인 작품집. 이런 소박한 시도가 쌓이고 쌓여 마침내 이 땅의 과학소설계는 풍성한 시절을 맞이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추천사 「스타일이 살아있는 작가, 김보영 ― 『멀리 가는 이야기』 출간에 부쳐」, 박상준(서울SF아카이브 대표)
이 글은 『멀리 가는 이야기』가 출간되기 전에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작성한 프리뷰를 조금 손 본 것이다. 책이 나오기 전에 전자책을 구매해서 읽고 프리뷰를 작성했다.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재미있고 멋진 책을 읽기를 원했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김보영 작가의 글을 읽으면 이 작가의 진가를 알아보고 남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질 것이다. 특히 국내에 이런 SF 작가가 있다고 알리고 싶은 심정이 들 것이다. 그런 SF 작가의 초기작들은 담은 SF 중단편집이 나와 리뷰를 적지 않을 수 없었다.
『멀리 가는 이야기』에 수록된 글들 대다수가 멋진 반전이 들어있는 글들이 많고 초반부터 발상의 전환으로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피했다. 본문을 인용하는 것 역시 재미를 감소할 여지가 있어서 하지 않았다. 그만큼 최대한 정보 없이 읽을수록 더 많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충격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이 글의 전신인 프리뷰를 예전에 여러 사이트에 한 번 올렸으나, 그때 접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멋진 작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또 『누군가를 만났어』나 다른 SF 단편집을 통해 김보영 작가를 접했지만, 이 단편집의 출간 소식을 몰랐던 독자들, 혹은 한국 작가의 SF 소설은 접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SF 소설에 관심은 가지고 있으나 아직 SF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이 단편집은 좋은 입문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SF 소설의 재미를 알려줄 것이다.
영화 잡지 필름 2.0 김보영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 현재는 장편 소설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분명 수많은 독자들을 놀라게 하고 감탄을 하게 만들 만한 멋진 소설일 거란 기대가 든다. 어쩌면 번역만 된다면 외국 독자들까지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만한 소설일 것이다.
그 전에 이 멋진 작가를 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소량 한정으로 찍은 이 책이, 앞으로 한국 과학소설사에 전설로 남을 이 책을 구입해서 읽기 바란다. 작가가 직접 작품에 덧붙인 글에서 이 작가가 어떤 생각과 각오로 이 작품들을 적었고, 각 작품마다 쓴 과정과 이어지는 생각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도서들은 동인 형식이라 인쇄한 책이 사라지면 곧바로 절판이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미리 구입하지 않으면 책을 접할 기회가 사라질 것이다.
읽어라. 그리고 감탄하라. 여기, 한국 SF의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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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약력
김보영(ida)
1998년 가람과 바람 합류.
「씰」, 「나르실리온」, 「씰온라인」 등의 게임 시나리오를 썼다. 2004년 퇴사 후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 부문 수상, 작가 활동을 시작한다. 저서로는 전자책 『멀리 가는 이야기』, 3인 앤솔러지 『누군가를 만났어』 등이 있다.
출간목록
『2004 과학기술 창작문예 수상집』:「촉각의 경험」
『2006 과학기술 창작문예 수상집』:「우수한 유전자」
『HappySF 2호』 : 「진화신화」
『누군가를 만났어』 : 「종의 기원」, 「미래로 가는 사람들」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 : 「마지막 늑대」
『얼터너티브 드림』 : 「땅 밑에」
1)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전’은 동아일보, 한국과학문화재단, 동아사이언스가 과학기술부의 후원을 받아 실시한 국내 첫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전으로 박성환, 배명훈, 김보영, 김창규 등의 작가들이 수상했다.
2) 『멀리가는 이야기』에 수록되지 않은 김보영 작가의 단편들은 다음 책을 구입하면 읽을 수 있다. 최근에 나온 두 편의 SF단편집에는모두 김보영 작가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하나는 웹진 크로스로드에 실린 단편들을 모은 『얼터너티브 드림』(복거일 외,황금가지, 2007년 12월)이다. 여기에는 땅 밑으로 내려가려는 사람들에 대한 감수성 어린 묘사가 인상적인 단편 「땅 밑에」가수록되어 있다. 또한, 창비에서 청소년 문고 시리즈로 낸 SF 단편집인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김보영 외, 창작과비평사,2007년 11월)에는 드래곤들이 지구를 지배한 세상을 바탕으로 한 단편 「마지막 늑대」가 수록되어 있다. 그 외에 과학소설전문무크 『HAPPY SF』 제2호(행복한책읽기, 2006년 11월)에는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신화적인 요소와 SF가 결합되어독특한 느낌을 주는 「진화신화」가 수록되어 있다.
3) http://cafe.naver.com/ArticleRead.nhn?clubid=10619968&articleid=2793
4) 작가 김보영은 필름 2.0 372.373 설 합본호에 <탈권위 무경계 신세대 문화전위 13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어 인터뷰가 실렸다. 그때 인터뷰 제목이 「한국 SF 지킴이」였다.
** 이 글은 JOY SF클럽 2호 회지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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